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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구일보] 노인의 사회적 역할 등 논의하는 교육의 장 필요
작성자 museum2017
작성일자 2017-06-01
 
 
한적한 토요일 아침 이른 산행을 하고 내려온 중년의 남성들이 보리밥집에 둘러앉아 점심을 하고 있었다.
직장을 퇴직한 분들끼리 모인 모임으로 보였다.
바쁘게 사신 분들의 활력과 여유가 느껴지는 노후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두런두런 4~5명의 남성들은 갑자기 깊은 탄식을 하였다.
바쁘게 일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젊은 시절을 보내고 퇴직을 해서 정작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시작했지만 만만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 일들이 생각만큼 쉽게 익혀지지도 않고 계속되는 실수로 좌절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뒤늦은 후회이지만 노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시작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런저런 대화 중에 “봉사를 하려고 해도 배워두었어야 했다” 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자신만을 위한 노년의 준비가 아니라 사회에 봉사를 하기 위해서 나이가 들기 전에 미리 배워두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그 말에 절로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가진 자원과 사랑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인생의 후배들에게 건강한 사회를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그 단순한 한마디에 녹아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주위에도 그런 분들이 많이 계셨다.
바쁜 걸음을 치며 늦은 저녁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생님들이 그런 분들이셨다.
그림을 배우고 자수를 배우는 일이 나이 들어서 자그마한 것이라도 만들어서 기부도 하고 아이들도 가르켜 주기 위해 퇴직하기 전에 배우신다고 했다.
누구보다도 학교의 현실을 잘 아는 선생님들의 입장에서 퇴직 후에도 학교에 부족한 손길을 보태고 싶다고 하셨다.
학교에서는 늘 예산이 부족하고 체험현장에서는 늘 강사의 손길이 부족해서 보다 충실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현실을 잘 아는 선생님들의 노후 설계였다.
지식인으로서 교육자로서 남은 생에 교육의 현장에서 봉사하고자 하는 따듯한 마음과 책임의식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 안정된 사회에 위해 노년 삶의 설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를 이분들의 대화와 삶의 태도에서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서 실버세대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
건강, 열정 그리고 경제력의 정도에 따라 매우 다른 노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건강한 활동력이 있는 실버세대들의 역할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미 다양한 노인정책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에 따른 노인 교육도 기관마다 제공되고 있다.
특히 노인 일자리 사업은 복지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나 일자리를 찾는 곳이나 건강한 지향점이 있어야 하겠다.
 
즉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관에서는 노인들이 제공하는 노동과 봉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겠고 일을 하시는 분들은 사회에 공헌과 책임의식에 대한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러한 정책의 수립과정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다.
 
고령화 사회에서 안정된 사회를 위한 책임은 어쩌면 다수를 점하게 되는 노인들의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존경받는 어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필요하고, 사회 전반에서 노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치나 철학을 논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장이 열려야 할 것이다.
 
이경숙
수 박물관장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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