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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구일보] 문화에 대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만들어야
작성자 museum2017
작성일자 2017-06-01
 
오월은 어린아이처럼 맑은 눈빛으로 한 뼘씩 푸른 그늘을 키워간다.
박물관도 토요일 오후 부모님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어린 관람객의 미소 덕분에 활기차고 행복한 공간이 되었다. 그냥 전시만 보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을까?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아서 예쁜 버선향낭을 만들기로 했다.
 
이처럼 박물관은 과거의 시점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점을 하나로 견인할 수 있는 가치를 생산하고 그것을 확산함으로써 사회의 안정화와 경제적 성장의 동력이 된다.
 
우리나라의 박물관 미술관 진흥법 제2조에는 “박물관이라 함은 문화ㆍ예술ㆍ학문의 발전과 일반 민속ㆍ예술ㆍ동물ㆍ광물ㆍ과학ㆍ기술ㆍ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ㆍ관리ㆍ보존ㆍ조사ㆍ연구ㆍ전시하는 시설을 말한다” 고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박물관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언급이 없다.
다만 박물관이 평생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생애학습공간으로서 비정규의 사회교육기관으로 교육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하지만 미국 박물관협회는 “박물관들은 이 세상의 물건을 수집, 보존하고, 해석함으로써 공중에 대하여 특별히 기여한다. 이들의 미션은 자신들의 소장 자료 외에 빌리거나 제작한 박물관 자료를 수집, 보존할 뿐만 아니라, 전시, 교육하는 것을 포괄한다” 라며 분명하게 교육기능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물관 미술관 진흥법 제4조에 박물관의 사업에서 강연회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에 대한 소극적인 인식의 정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업의 한 형태로 교육기능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박물관은 그동안 유물의 수집과 보관 연구에 박물관의 가치와 역할이 집중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환경의 변화와 문화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 등에 의해 박물관의 교육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박물관들이 가진 전문성과 이를 정리하고 교육하는 일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결과물의 체계적인 축적과 공유시스템이 필요하다.
대구지역의 경우 대구시 박물관협의회에 속한 18개의 박물관 외에도 향촌문화관, 대구문학관, 종 박물관, 한국영상박물관, 남산동 인쇄전시관, 소헌미술관, 동재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들이 사회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전문성을 가진 퍼블릭 프로그램의 개발과 연구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다 더 양질의 교육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인력양성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시민의 문화적 욕구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문화적 소비를 지향하는 시민들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빠른 정책은 사회의 건강한 문화를 육성하고 안정된 성장과 발전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콩나물에 물을 주다 보면 물이 다 빠져버리는데 어떻게 콩나물이 자라는지 신기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
하지만 어느새 성큼 자란 콩나물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문화에 대한 정책만큼은 당장 눈에 보이는 기대가 아니라 긴 시선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 작은 손끝으로 폭신하게 솜을 넣으며 버선은 만들던 아이의 가슴에 버선코의 아름다움이 조금이라도 기억되기를 바란다.
푸른잎과 햇살이 가득한 창가의 커피향과 따뜻한 체온의 행복한 기억은 먼 훗날 아이를 지탱해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2017.05.14
 
 
이경숙
박물관 수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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