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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구일보] 현장의 노력 보듬는 마음 부족한 여건 완성의 시작 2017.07.02
작성자 museum2017
작성일자 2017-08-10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통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했다.

민원의 내용은 어린이들에게 간식을 너무 부실하게 준다는 것과 수업시간의 소란스러움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2012년 꿈다락 토요문화 학교의 시행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되고 갑자기 토요일 수업이 없어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 시작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그렇게 진통이 있었다.

박물관에도 토요일이면 학생들을 태우고 온 차들과 어머니들로 입추의 여지도 없이 공간마다 꽉 찼다.



때로는 어린 유치원생 동생까지 수업에 맡겨지면 선생님들의 손길은 더 분주해진다.

10시경에는 간식시간이 있다.

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아서 간식을 준비해 올 것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공지하였지만 몇몇 어린이들은 슬그머니 어색한 모습으로 일어선다.

간식을 미처 준비해 오지 못한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박물관에서는 따로 간식을 마련해 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간식을 챙겨오는 아이들은 줄어든다.

어머니들이 바쁜 탓도 있겠지만 안 챙겨주어도 박물관에서 챙겨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이 부실해 보인 것이다.

그래서 간식 예산도 없는데 간식을 챙겨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수업예산 항목에 반영되게 되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관의 고충과 부모님들의 편의를 헤아리게 되었다.



꿈다락 수업의 시작은 빠르거나 늦게 도착하는 시간차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친화력 향상을 위해 도착하자마자 “무궁화 공동체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지어진 질문지를 작성하게 한다.

어린친구든 6학년 형이든 서로 찾아다니며 종이에 쓰인 질문을 친구에게 한다.



이 질문들은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에서부터 점차 내면적 질문을 하게 된다.

그래서 몇 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친구의 취향을 알게 된다.

가능하면 많은 질문을 친구에게 한 학생들에게 예쁜 선물을 준비해 있다가 주게 되는데, 아이들은 이 때문에 열심이다.

처음에 가만히 앉아있던 학생들도 용기를 내어 묻기 시작한다.

선생님들에게도 쪼르르 달려와서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뭐예요”라고 묻는다.



덕분에 집에 가서 아이들이 “엄마 매일 보는 한 반 친구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꿈다락 친구들이 더 친한 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주말에 피곤을 이기지 못해 늦잠을 자면 아이가 채근하고 보채어서 이렇게 일찍 오게 되었다고 자랑하는 어머니들을 볼 때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렇게 수업의 시작부터 질문지를 들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는 소란스러운 모습이 어떤 어머니에게는 수업에 불신을 가지게 했을 것이다.



그 후로 박물관은 어머니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수업의 이해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가족 간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정부의 교육예산은 늘 부족하다.

그것은 단지 마중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마중물을 통해 보다 높은 성과를 만들어가고 완성해 가는 것은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와 부모, 아이들 모두의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가야 한다.



서당을 다니던 아이가 책을 떼고 나면 책거리를 하기 위해 떡을 머리에 이고 바삐 서당을 찾던 어머니의 모습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교육의 현장에서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보듬어 주는 시민의식이 교육을 완성해 가는 중심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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