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수
| 로그인 | 회원가입

home 박물관 기사 > 칼럼
제목 [대구일보] 대구 교육환경 특색 살린 교육기부박람회 열렸으면
작성자 museum2017
작성일자 2017-06-01
 
 
 
오전 열 시. 부산 벡스코의 큰 전시장을 가득 채운 교육기부 부스들의 고요함은 출입구가 풀리자마자 우르르 몰려드는 학생들로 금방 북새통을 이뤘다.

일산이나 서울에서 일찍 버스를 타고 부산에 내려온 학생들은 미리 자신이 체험하고 싶은 부스의 위치까지 확인한 듯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처음 온 아이들은 연신 지도를 보면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머뭇대는 풍경이 보인다.

박물관 수의 부스도 금세 긴 줄이 늘어섰다.
색동새들과 크고 작은 버선, 사과향낭, 까치호랑이 목각인형들이 아이들의 시선에 들어왔는가 보다.
 
3회째 참석하다 보니 지난해에도 박물관 부스에 왔다면서 반갑게 인사도 건네는 단골 학생도 있다. 아이는 색동새와 뽀얀 광목으로 만든 고운 버선 앞에서 잠시 머뭇대다가 두 개 다 체험하면 안 되느냐고 조르기도 한다.

"작년에는 사과향낭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버선이 참 예뻐요, 엄마에게 갖다 드리고 싶어요” 선생님을 설득해 두 개를 빠르게 마무리하는 손끝도 야무진 그 아이의 고운 마음에 새벽부터 피로했을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번진다.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사랑하고, 자긍심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아이들이 어릴수록 쉬운 일이다. 작은 버선에서 느끼는 사랑스러운 감정은 긴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도록 하는 발화점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발화점이 만들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것이다.
바늘귀에 실을 걸면서 슬그머니 ‘동지헌말(冬至獻襪)’이라는 단어를 꺼낸다.옛 사람들은 밤이 가장 긴 동지에 부모님의 장수를 기원하면서 버선을 지어 드렸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잠시 눈빛이 반짝하더니 “우리는 양말을 사드리면 되겠네”한다. 바쁘게 완성하고 찰랑거리는 머리를 흔들며 다음 체험을 위해 잰걸음으로 자리를 비우는 아이의 뒷모습이 어여쁘다.

모든 체험이 무료로 진행되고, 9월의 적당한 날씨와 교육부와 교육기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 185개 기관이 참여해 기관별 부스에서 전시ㆍ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 행사는 아이와 학부모들에게는 매력적인 축제이다.
 
그래서 해마다 늘어나는 방문객 덕분에 4일간 500세트의 체험 교재가 턱없이 부족해 매번 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박물관의 수업재료는 준비가 만만하지 않다.

교육기부 박람회장은 한비야, 나승연 등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드림 멘토스’, 대학생 교육기부단의 자유토론 강연대회 ‘유니도프 아레나’,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ㆍ승무원 직업특강’, 사회봉사단체 코어의 ‘찾아가는 응원봉사단’ 등 다양한 강연ㆍ공연도 함께 진행되어 종일 아이들의 천국이 된다.

맞은편 아시아나 부스에서 승무원체험을 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작게 만든 승무원 옷을 입고 손끝과 발끝까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걸음을 익히는 모습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이 보인다.

일산에서만 열리다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박람회장에는 나흘간 12만3천890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94점으로 나타났고, 재방문 의사를 묻는 조사에서는 관람객의 96%가 재방문하겠다고 응답했다.

올해는 대구에서 교육기부 박람회가 열려 대구의 교육환경의 특색과 전문성을 살린 교육기부로 대구가 가진 교육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7.03.26

 
이경숙
수 박물관장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